포용성이란 ‘포함’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회적 문화적 다양성과 평등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사용되어 왔다 포용성의 시대적 흐름
포용성Inclusion 이란 ‘포함’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회적 문화적 다양성과 평등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사용된다. 1800년대 후반이나 1900년대 초반에도 ‘평등이나 자유’라는 이름으로 인권과 평등이 강조되었으나, 현대적 의미로 포용성이 강조되기 시작한 것은 1950~60년대부터라고 볼 수 있다. 미국 흑인 민권 운동이 대표적이다.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것들이 당시 사회에서 자행되고 있었다. 흑인 식당과 백인 식당은 구별되어 있었으며, 화장실도 구별되어 사용해야 했고, 학교도 흑인과 백인은 분리해서 다녔다. 당시 싯인 Sit in 운동이라 불리는 저항운동이 있다. 흑인들이 백인 식당에 가서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는 운동이다. 그러면 이들은 백인들에게 구타 당하거나 경찰에 의해 끌려나갔다. 공권력 역시 흑인들이 잘못했다는 이유로 벌금을 매겼다. 불과 70년 전의 일이다. 이후 장애, 문화, 성별 등 여러 영역에 있어서도 포용에 대한 개념이 확산됐다. 1981년 유엔의 '세계 장애인의 해'를 선포했고, 한국에서도 같은 해에 장애인 복지법이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이후 1988년 서울 패럴림픽 개최는 국내 장애인 권리와 사회참여 촉진을 위한 발판이 된다. 그리고 2000년대 소셜 미디어의 출시와 영향력은 차별과 편견에 대한 인식을 깨뜨리는 데 큰 기폭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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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6월, 디온 다이아몬드 Dion Diamond가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체리데일 의약품 박람회 Cheerydale Drug Fair에서 싯인 운동을 하는 동안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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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 패럴림픽 성화 봉송 장면, 이를 계기로 장애인 접근성 및 편의 개선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확산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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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적 커뮤니케이션이 글로벌 기업에게 중요한 이유
국내 기업에게 본격적으로 포용성에 대한 인식이 강화된 것은 ESG 트렌드의 영향이 크다. 물론 ESG(환경, 사회, 지배 구조) 평가 중 사회 요소는 장애인 고용이나 직장 내 다양한 구성원에 대한 다양성 증진에 국한되어 있지만, 이러한 접근은 장애인을 포함해 과거에 소외되었던 다양한 집단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변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기업 이윤 측면에서 봤을 때 글로벌 기업에 포용성이 중요한 이유는 통계적으로도 명확하다. 우선 이들의 구매력이 증가했다. 딜로이트 Delloite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미국의 소수 인종 구매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아메리카계 원주민, 아시아계 미국인, 흑인 소비자의 구매력은 미국 인구 전체 구매력의 17.2%를 차지하고 있다. 90년대에 이들의 구매력이 10%였던 것에 비하면 높은 성장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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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의 반응은 어떨까? 미국의 Z세대는 역사상 가장 인종적, 민족적으로 다양한 세대라 불린다. 2022년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48%가 백인이 아니다. 히스패닉(25%), 흑인(14%), 아시아인(6%) 기타(5%)가 차지한다. 민텔Mintel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Z세대 소비자일수록 다양성의 가치를 추구하는 제품을 선호하고 있으며 다양성의 가치를 추구하는 브랜드에서 구매한 비율은 38%였다. 외모 다양성, 라이프 스타일 다양성 등 ‘나다움’을 중시하는 Z세대의 성향에 따라 더 많은 영역에서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의 가치가 반영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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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인종적, 민족적으로 다양한 세대라 불리우는 미국Z세대 ©Pew Research Cen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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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이 캠페인에서 포용성을 강조하는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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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 don’t tell 말로 하지 않고 보여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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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레몬 lululemon의 사례를 참조해 보자. 국제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아이린 김, 나오미 여, 메이 이치노세 세 명의 여성에게 웰빙의 의미에 대해 물어보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페럴림픽 선수이자 모델인 메이 이치노세는 한쪽 손이 없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룰루레몬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에 대한 구분 없이 웹사이트와 SNS 계정에서 이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엠배서더 소개 문구에도 장애라는 말을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많은 기업들은 다양성, 포용성, 장애, 플러스 사이즈 등의 특정 문구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다양함을 전달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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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레몬의 Align 팬츠와 세 명의 모델, 장애를 가진 사람을 '특별히' 강조하거나 '특별히' 설명하지 않았다. ©lululem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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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손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드러낸 메이 이치노세의 모습 ©lululemo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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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예로 리한나 Rihanna가 2017년 론칭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코스메틱 브랜드 펜티 뷰티 Fenty Beauty는 론칭 이래로 한 번도 ‘포용성'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으며 '말로 하지 않고 보여주는' 진정성 있는 방식을 택했다. Beauty for all이라는 비전 아래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색조 화장품을 만들어 17개국에 40가지 이상의 파운데이션을 출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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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함께 하는 모델의 이미지나 파운데이션의 색깔만 봐도 추구하는 방향성에 대해 알 수 있다. 런칭 이래 '말로 하지 말고, 보여주는' 원칙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Fenty Beau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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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active Responses to Social Issues
사회적 이슈에 대한 실천적 대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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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후 미국에서 청소년과 아동들의 정신 건강 문제가 '국가 비상사태'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미국 소아과 협회, 미국 소아청소년 정신의학회, 아동 병원협회 등 주요 단체들이 제기한 문제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청소년정책 연구원에 따르면 학생 청소년 10명 중 적어도 1명은 우울, 불안, 그리고 자살 위험성 등에서도 증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셀레나 고메즈의 화장품 브랜드인 레어 뷰티 Rare Beauty는 청소년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억 달러를 모금하는 것을 목표로 2020년 레어 임팩트 펀드를 설립했으며, 레어 뷰티 매출의 1%를 레어 임팩트 펀드에 직접 기부하고 재단, 기업 파트너 및 개인과 함께 추가 기금을 모집하고 있다. 2021년, 네덜란드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아날로그 포크 AnalogFolk와의 협업을 통해 나이키는 'Just Do It' 대신 'How are you feeling?'이라는 질문을 던지는 새로운 정신 건강 캠페인, '나이키 마인드 셋 Nike Mind Set'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성취보다는 개인의 감정에 초점을 맞춘 운동 시리즈로 구성되었으며, 나이키 회원들이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보다는 현재의 정신 상태와 느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를 위해 나이키는 맞춤형 운동 방법과 관련된 오디오 가이드와 나이키 런 클럽(NRC),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NTC)의 배지 그리고 팟캐스트를 통해 전문가의 콘텐츠를 제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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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나 고메즈 역시 자신의 삶에서 불안, 우울증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를 겪었지만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했었다. 이러한 경험은 레어 임팩트 설립에 큰 영향을 미쳤다. ©Rare Beaut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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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중 무언가를 달성해야만 하는 압박감이 아닌, 나의 감정이 행복한 대로 운동하는 경험을 선사하고자하는 취지에서 마인드 셋 프로그램이 시작됬다. ©Nik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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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례들은 브랜드가 포용성을 단순히 말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을 통해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더욱 강력하고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룰루레몬, 펜티 뷰티, 나이키와 같은 브랜드들은 인종, 장애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스토리를 통해 그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함으로써, 포용성을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또한, 정신 건강과 같은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통해 브랜드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더 넓은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처럼 글로벌 캠페인에서 포용성을 강조하는 것은 브랜드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소비자와의 강력한 유대 관계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이다. 포용성은 더 이상 선택적인 전략이 아니라, 브랜드의 성공과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핵심 요소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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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병수
사회적으로 시선이 닿지 않는 부분들까지 디자인을 통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신념으로 미션잇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디자이너로 일했으며,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원에서 사회적기업가정신을 공부했다. 현대 사회 문제를 디자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MSV를 발행하며 시선의 변화를 이끌어가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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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rts 전혀 보이지 않는 환경에서 디자인이 중요한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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